식당 벽지 뜯었더니 도난당한 보물 ‘만국전도’가…

 

 

 

 

 

경찰, 문화재 사범 적발… 비닐하우스에 숨겨진 양녕대군 목판 등 회수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지난 28일 서울 중랑구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문화재청과 공조해 회수한 뒤 복원한 보물 제1008호 ‘만국전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1994년 도둑맞은 조선시대 ‘만국전도(萬國全圖)’가 25년 만에 돌아왔다. 2008년 10월 사라졌던 세종대왕의 형 양녕대군의 친필을 본떠 만든 ‘숭례문(崇禮門)’ 목판도 되찾았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만국전도와 고서적을 숨겨온 A(50)씨와 양녕대군 친필 목판 등을 몰래 보관한 B(70)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지정 문화재 은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로부터 회수한 만국전도와 친필 목판 등도 함께 공개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만국전도가 시장에 나왔다는 첩보를 입수, 문화재청과 함께 A씨 추적에 나섰다. 그러다 경북 안동의 A씨 식당 압수수색 중 벽지 안쪽에 숨겨놓았던 만국전도를 찾아냈다. 보물로 지정된 고서적 116권도 발견됐다. A씨는 동종 전과가 있는 골동품 수집가로 알려졌다. 

만국전도는 여필(汝弼) 박정설이 1661년 제작한 가로 133㎝ 세로 71.5㎝ 크기의 세계지도다. 이탈리아 선교사 알레니(艾儒略ㆍ1582~1649)의 ‘직방외기(職方外紀)’에 실려있던 지도를 베껴 그렸다. 오대양 육대주를 정확히 묘사한 뒤 바다와 육지를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각각 칠했다. 김성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은 “현존 세계지도 문화재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라며 “민간에서 필사된 만큼 당시 조선 지식인들의 세계관을 엿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발견된 116권의 전적류는 성리학, 의술, 풍수지리 등과 관련된 내용이 폭넓게 담겨 있다. 

경찰이 문화재청과 공조해 만국전도와 함께 회수한 함양 박씨 문중의 고서적들. 배우한 기자

 


양녕대군 친필 목판도 이렇게 찾았다. 2017년 10월쯤 고미술품 거래소에 나왔다는 첩보를 입수, 양평 B씨 비닐하우스 창고에서 목판을 찾아냈다. 숭례문 목판뿐 아니라 ‘후적벽부(後赤壁賦)’ 목판 6점도 함께 회수했다. 양녕대군은 자신만의 초서체로 소동파의 시를 목판에다 새겨뒀다. 정제규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은 “양녕대군의 서체 복원에 필요한 자료”라며 “그 가치를 감안하면 지방 문화재 등록이 가능할 것”이라 말했다. 



경찰이 문화재청과 함께 회수한 ‘숭례문’ 목판은 조선 태종의 장자 양녕대군 친필을 본떠 제작됐다. 배우한 기자

 


검거된 A씨와 B씨는 도난 문화재인지 모른 채, 잘 모르는 사람이나 거래 뒤 사망한 사람을 통해 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 주장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B씨 모두 문화재 절도 공소시효인 10년이 지나는 시점에서야 내다 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또 몰랐다 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2007년 문화재법 개정으로 도난 문화재인 줄 모르고 거래했다 해도 책임을 져야 한다. 도난 문화재는 문화재청 인터넷 사이트에 모두 등재되어 있는 만큼 거래 전에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얘기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거래를 다 끝낸 뒤 장물인지 몰랐다 할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무조건 신고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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