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물 수영, 골판지 침대…논란 끊이지 않는 ‘도쿄내림픽’

 

 

 

올림픽 개막 다가오는데 日 방사능ㆍ무더위 이어 준비 부실 지적도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1년을 앞둔 지난달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원 이어 투 고 올림픽’ 행사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2020년 도쿄(東京) 하계올림픽ㆍ패럴림픽이 개최를 300여일 앞두고 잇따른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가뜩이나 국제 사회의 방사능 공포를 불식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무더위, 수영장 수질 문제 등 부실한 준비 과정까지 도마에 오르며 도쿄올림픽은 벌써부터 ‘만신창이 올림픽’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상황이 이런데도 ‘다 괜찮다’며 밀어붙이는 일본 정부와 달리 해외뿐 아니라 일본 국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방사능 수치, 서울과 비슷하다”는 일본 정부 

도쿄올림픽의 아킬레스건은 방사능 오염 문제다. 도쿄올림픽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전폭발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福島) 지역의 ‘재건과 부흥’이라는 목적 아래 올림픽선수촌에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공급하고, 인근에서 야구 경기 등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에 대해 “후쿠시마산 식자재 사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도쿄 조직위원회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나 불안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방사능 우려가 쏟아지면서 일본 외무성은 이달 24일부터 주한일본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후쿠시마의 방사선량을 서울과 비교해 공개하기 시작했다. 홈페이지에서는 일본의 3개 도시의 방사선량이 “서울을 포함한 해외의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비슷하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측정치는 일본 내 각 지방자치단체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자료를 활용했다.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가 26일 공개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수치를 토대로 한 도쿄올림픽 인근 지역 방사능 오염 지도. 민주당 제공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가 26일 공개한 일본 방사능 오염 지도에 따르면 2020 도쿄올림픽 경기장인 후쿠시마 아즈마 스타디움은 출입 금지가 필요한 ‘즉시대피구역’으로 분류된다.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일본 시민단체 ‘모두의 데이터’가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지도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신국립경기장과 사이타마스타디움은 ‘자발적 대피지역’으로, 이바라키스타디움과 미야기스타디움은 ‘방사선 관리구역’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무더위 대책은 결승선에 ‘냉탕’ 설치?

방사능 못지 않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근심거리는 바로 ‘무더위’다. 도쿄올림픽 유치위원회는 2013년 1월 IOC에 제출한 유치신청서를 통해 “2020년 올림픽 기간 날씨를 선수들이 최상의 성적을 내는 데 이상적”이라고 주장했으나 현실은 다르다. 내년 올림픽은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40도에 육박하는 1년 중 가장 뜨거운 시기로, 일본 정부의 ‘더위지수’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면 도쿄올림픽 기간 17일 중 12일 정도는 야외활동이 어려운 수준이다. 



일본에서 40도가 넘는 폭염이 잇따르면서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1만 2,000여명의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7월 23일 도쿄 북부 구마가야에 설치된 대형 전자온도계가 낮 기온이 41.0를 기록해 일본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갱신했다. 도쿄=교도뉴스 AP 연합뉴스



최근 한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본이 무더위 대책으로 마라톤 결승선에 ‘얼음을 띄운 냉탕’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는 15일 도쿄에서 열린 마라톤 그랜드 챔피언십에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내년 올림픽의 무더위 대책을 미리 시험해보는 과정에서 나왔다. 주최 측은 이례적으로 코스 양쪽에 텐트 및 미스트 샤워장치를, 또 결승선 근처에는 냉탕을 설치했다. 일사병 증상을 보이는 선수들을 위해서였지만 실제 이용자는 없었던 만큼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얼음 목욕탕을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에서는 또 이달 13일 온도를 낮추기 위해 인공눈을 뿌리는 실험까지 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경보와 마라톤 출발을 새벽 시간대로 옮겼고, 100㎞ 넘는 도로엔 '열 차단제'까지 바르는 등 온갖 아이디어를 쥐어짜내고 있다.


◇똥물 수영장, 골판지 침대… ‘보이콧’ 주장도



8월 15일 도쿄 오다이바해변공원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 대회 중 오픈수영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이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한 관련 인프라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도쿄올림픽 테스트대회를 겸해 지난달 15일부터 도쿄 오다이바(お台場) 해변공원에서 진행 중이던 도쿄 패러트라이애슬론 대회 가운데 오픈워터수영 경기는 수질 검사에서 국제 트라이애슬론연합(ITU)이 정한 기준치를 두 배 초과한 대장균이 검출되면서 취소됐다. 이후 오다이바 해변에서는 악취를 풍기는 갈색 거품이 포착되는 등 수질악화가 여전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일본 트라이애슬론연맹은 “수영에 적합한 수질이 아니더라도 수영 경기는 제한된 시간에 이뤄지는 만큼 건강상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비 절감’을 위한 도쿄올림픽의 노력도 빈축을 사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앞서 2016년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내면서 모두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 38박 동안 저렴한 숙소를 이용해도 숙박비만 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국적 무관 모든 자원봉사자들에게 숙박과 식사를 무료 제공했다. 올림픽 선수촌에 제공하기로 한 ‘골판지 침대’도 재활용을 위해서라지만 일각에서는 비용문제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자신을 정신과 의사라고 밝힌 한 일본 누리꾼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도쿄올림픽 상상도'. 일본 트위터 캡처



일본에서도 도쿄올림픽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자신을 정신과 의사라고 밝힌 한 일본 누리꾼은 '도쿄올림픽 상상도'를 트위터에 올려 5만건 이상 공유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상상도에는 ‘똥물’ 논란을 빚은 오다이바의 수영경기장, 더위에 지친 선수들, 관중석에서 휘날리는 욱일기, 뇌물을 손에 쥔 도쿄올림픽 관계자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을 올린 누리꾼은 “어느 정도의 개연성으로 현실이 될 이 지옥도를 회피할 간단한 해결법이 있다. 중지 혹은 2개월 정도의 연기”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8월 15일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서 우익들이 일본 국기와 욱일기를 들고 서 있다. 도쿄=연합뉴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일본 정부가 전범기인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허용하기로 밝히면서 도쿄올림픽에 대한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아예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 14~1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9명을 유ㆍ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응답률 14.7%ㆍ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응답은 59.1%로, 참가해야 한다는 응답(36.7%)을 훌쩍 뛰어넘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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