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위기·여객기 추락·지진, 동시다발로 이란 강타

 

 

 

 

시민들, 트럼프 연설에 '안도'…"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은 지지"

"솔레이마니의 피에 대한 보복은 당연한 일"

테헤란 시내 시민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단 전쟁은 안 나겠지요. 천만다행입니다"

이란 테헤란 시민들에게 지난 8일(현지시간) 하루는 폭풍 같은 날이었다.

이날 새벽 3시께 국영방송의 긴급 속보를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의 이라크 미군 기지 공격 소속이 들려오자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무거운 두려움이 테헤란 시민들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혹시 모를 급변사태에 대비해 피란 경로를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보고 있을 때쯤인 오전 6시40분, 이번에는 테헤란 근처에서 176명이 탄 우크라이나 여객기 1대가 추락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와 거의 동시에 이란 남부 부셰르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났다는 속보도 전해졌다.

전쟁, 여객기 추락, 지진.

다른 나라에서는 몇 년 또는 수십 년 만에 한 번 접할 수 있는 소식이 단 4시간 만에 이란 국민을 강타한 것이다.

"정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혼란을 틈탄 가짜 뉴스가 아닌가 의심이 됐을 정도였어요"

9일 테헤란 미르다마드 거리에서 만난 시민 모하마드 레자(45) 씨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바로 어제 일인데도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아요. 정신을 차릴 수가 없더군요"

미사일 공격이 벌어진 8일 생활필수품과 식량을 사재기하거나 대탈출을 하는 등의 혼란은 없었지만 이란 국민이라면 누구나 각자의 '전시 비상 계획'을 상세히 마련하기에 충분한 위기감이 휘몰아쳤다.

실제로 일본, 영국 등 일부 국가는 이란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상대로 8일 소개령을 내려 본국행을 서둘렀다고 한다.

이후 상황을 결정할 '빅 이벤트'는 8일 밤에도 이어졌다.

공격을 받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이 예정됐기 때문이었다.

'선전 포고'가 될지, '자제'가 될지 그의 입에 이란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미국인 인명피해가 없었다면서 군사적 대응 대신 강력한 경제 제재로 이란을 압박하겠다고 연설했다.

테헤란에서 대학을 다니는 케르마니(25) 씨는 "미국의 경제 제재가 그렇게 반가웠던 적은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미국이 전쟁을 피한 건 모두를 살리는 현명한 선택이고, 이란도 한계선을 정확히 지킨 보복 공격을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국기업 광고판 '한국의 메시지…대우는 여기 있고 앞으로도 계속 있겠습니다'[테헤란=연합뉴스]



그러나 미국에 대한 불신은 여전했다.

교통경찰관 소바니(34) 씨는 9일 "트럼프는 항상 거짓말했고 충동적인 사람이다"라며 "언제라도 이란을 다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그가 전쟁을 안 한다고 했어도 우리는 항상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죽인 미국에 미사일로 보복한 점도 지지하는 여론이 우세한 듯 보였다.

택시 기사 아미르 알리(57) 씨는 "군의 미사일 공격은 당연하다. 해야 할 일을 했다"라며 "미국이 우리나라 장군을 죽였는데 가만히 있었다면, 미국은 점점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택배 배달원인 메흐디(30) 씨도 "최고지도자가 가혹하게 보복하겠다고 약속했으니 지키지 않았다면 이란의 지도부가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잃었을 것이다"라며 "다만 앞으로 이란과 미국이 더 충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란 언론도 개혁과 보수 성향을 가리지 않고 미사일 공격에 우호적이었다.

일간지 아르마니멜리는 9일 자에 '미국에 검은 밤'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보도했고, 이란보는 '이란의 지지 속에 순교의 복수가 이뤄졌다'라고 전했다.

줌후리에에슬라미 신문은 '그들(미국)은 뺨 한 대를 맞았다'라는 제목을 달았고 함샤리는 '미국의 눈을 찔렀다'라고 평가했다. 



테헤란 주택가에 걸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추모 현수막[테헤란=연합뉴스]

 
 
 
 
(테헤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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