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같은 라인’ 신종 코로나 감염?… 홍콩 주민 긴급 대피

 

 

 

 

홍콩 칭이 지역 홍메이 아파트에서 약 열흘 간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2명 발생하자 11일 보건당국이 아파트 주민 일부를 대피시켰다. 사진은 해당 아파트 인근에서 방호복을 입은 채 서 있는 관계자들. AP 연합뉴스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거주하던 아파트 파이프라인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주민 1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는 병원균이 공기 중 고체 입자 또는 액체 방울로 감염되는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보건당국과 경찰은 이날 새벽 홍콩 칭이 지역 홍메이 아파트에서 주민 110명을 긴급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에는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홍콩 42번째 신종 코로나 환자가 살고 있으며, 그는 같은 아파트 이웃인 12번째 환자(지난달 30일 확진)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2번째 환자는 아파트 307호에, 12번째 환자는 1307호에 살고 있다. 10층이나 떨어진 주민 간 감염이 일어난 것은 배기관을 통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옴에 따라 같은 라인(7호) 주민들이 급히 피신한 것이다.

전염병 권위자인 위안궈융(袁國勇) 홍콩대 교수는 현장 답사를 마친 후 “배설물을 옮기는 파이프라인이 공기 파이프와 이어져 있어 배설물에 있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환풍기를 통해 아래층 화장실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307호 화장실의 배설물 파이프라인이 완전히 밀봉되지 않은 탓에 환풍기를 켰을 때 변기에 남아있던 바이러스를 품은 공기가 배기관을 타고 307호 화장실로 이동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아파트 소개 조처를 하고 비상 점검을 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례는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대유행 당시 홍콩 타오다 아파트 사례와는 다르다는 게 위안 교수의 설명이다. 당시 사스 증상을 보인 남성이 2003년 3월 14일과 19일 타오다 아파트의 동생 집에서 설사로 화장실을 쓴 후 한달 가까이 이 아파트에서만 321명이 사스에 걸렸다. 이는 감염 남성이 화장실을 썼을 때 바이러스를 포함한 에어로졸이 형성, 이후 윗집이 환풍기를 가동하자 에어로졸이 공기가 통하는 윗집 욕실 배수구 등을 통해 퍼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타오다 아파트의 경우 쉽게 마르는 ‘U자 배관’을 쓴 것이 문제였다면 이번에 감염자가 나온 홍메이 아파트는 다른 배관을 사용하고 있다고 위안 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나 위안 교수는 “아직 정확한 전염 경로를 알 수 없으며 비말(침방울), 접촉 등 다른 경로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공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도 있어 우려된다”며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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